"장애인 사회진출에 있어 새로운 기적은 보조공학!" -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 교수
"어떻게 장애를 극복했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아왔다. 물론 용기도 필요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보조공학기기를 접하게 되면서 체계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나에게도 가능성을 본 것이다"
교통사고로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된 서울대 이상묵 교수. 그가 장애를 딛고 장애인의 재활과 희망을 위해 직접 강의에 나섰다.
19일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고용개발원 강단에서 만난 이 교수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입으로 마우스를 작동, 컴퓨터를 이용해 슬라이드 자료를 넘기며 강의에 열중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46) 교수는 지난 2006년 연구조사를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를 방문했다가 자동차 전복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제자를 잃고 그는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됐다.
이 교수는 병원에서 3일만에 의식을 찾고 3개월 간의 치료를 받고 퇴원했지만 경추손상으로 인해 과거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이 교수는 "손, 발은 사용 못하지만 입을 움직일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다"며 "미국 재활센터에서 내가 아주 심각한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았다. 그 곳에 마련된 보조공학센터를 방문 이것저것 해보고 경험해보면서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구나 라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희망을 잃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다들 이상묵 교수를 보며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 바로 그것이라고 한다.
그는 자신이 희망을 잃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보조공학을 접하게 된 것과 처음 병원에서 자신에게 긍정적인 태도로 희망을 심어줬다"며 "44년을 비장애인으로 살아왔을 때도 내 맘대로 되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 이 일을 계기로 삶의 방향을 전환하는 시기라고 여기기로 했다"고 오히려 불행을 생각하기 보다 희망을 먼저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전동 휠체어와 PC, 인터넷, 음성인식 프로그램과 입으로 작동하는 마우스 등에 의지하고 있다. USB 포트만 있으면 사용이 가능한 이 마우스에는 압력을 인식하는 장치가 달려 있어 입으로 커서의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
마우스를 불면 우클릭, 빨면 좌클릭이 되는 식으로 인터넷을 통해 이메일을 보내는 등 쇼핑이나 일상업무도 해결할 수 있다.
그는 "컴퓨터는 장애인에게 더 필요하다. 내가 나서서 강의를 하고 알리려고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보조공학을 통하면 장애인들도 삶의 질이 향상 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홍보하고 싶었다"면서 장애인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전달하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특히 그는 전 세계 다양한 기기들은 이미 존재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에 대한 소개 및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며 기기들의 한글화를 비롯한 한국어 음성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가차원에서 국가기관, 의료보험, 기업후원, 사회단체 후원 등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장애인의 직장·사회복귀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보조공학을 활용하면 손과 발의 움직임이 어려운 사람들들도 텔레마케터와 같은 직업은 수행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장애인 고용과 사회진출에 있어 보조공학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